BOOK LOG/문장 큐레이션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 발췌록 / 필사

this_summer (이여름) 2023. 2. 28. 16:47
선량한 차별주의자
은밀하고 사소하며 일상적이고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일들 속에서 선량한 우리가 놓치고 있던 차별과 혐오의 순간을 날카롭게 포착하는 『선량한 차별주의자』. 차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 활동가이자, 통계학·사회복지학·법학을 넘나드는 통합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국내의 열악한 혐오·차별 문제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는 데 전념해온 연구자인 김지혜 교수가 인간 심리에 대한 국내외의 최신 연구, 현장에서 기록한 생생한 사례, 학생들과 꾸준히 진행해온 토론수업과 전문가들의 학술포럼에서의 다양한 논쟁을 버무려 우리 일상에 숨겨진 혐오와 차별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1부에서는 우리가 차별을 보지 못하고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되는 이유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모든 사람은 가진 조건이 다르기에, 각자의 위치에서 아무리 공정하게 판단하려 한들 편향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우리가 보지 못하는 차별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특권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의 날카롭고 다각적인 문제제기를 따라가다 보면, 아무리 선량한 시민이라도 차별을 전혀 하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2부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차별이 지워지거나 공정함으로 둔갑되는 메커니즘을 살핀다. 저자는 차별에 대한 논란들을 차근차근 해부하며 역으로 질문을 던지고, 인간 심리와 사회현상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이론을 소개하면서 독자가 자연스럽게 평등과 차별을 탐구해볼 수 있게 한다. 3부에서는 차별과 혐오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를 살핀다. 각종 논쟁과 실험을 풍부하게 제시하며,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한걸음의 대안부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폭넓게 살펴본다.
저자
김지혜
출판
창비
출판일
2019.07.17

 

1부.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탄생

 
1장 사는 곳이 바뀌면 풍경도 달라진다

28p 특권의 발견 
29p 나에게는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구조물이나 제도가 누군가에게는 장벽이 되는 바로 그때, 우리는 자신이 누리는 특권을 발견할 수 있다.
38p 나는 어디에 서서 어떤 풍경을 보고 있는가. 내가 서 있는 땅은 기울어져 있는가 아니면 평평한가. 기울어져 있다면 나의 위치는 어디쯤인가. 이 풍경 전체를 보려면 세상에서 한발짝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럴 수 없다면 이 세계가 어떻게 기울어져 있는지 알기 위해 나와 다른 자리에 서있는 사람과 대화해 보아야 한다. (중략) 우리는 아직 차별을 부정할 때가 아니라 더 발견해야 할 때다.

 

2장.우리는 한 곳에만 서 있는게 아니다 호모 카테고리쿠스

58p 누군가는 여러가지 이유로 중첩된 차별을 겪고 있고, 그래서 차별받는 집단 속에서 더 차별을 받기도 한다. 차별은 두 집단을 비교하는 이분법처럼 보이지만, 그 이분법을 여러 차원에서 중첩시켜 입체적으로 보아야 차별의 현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다.
60p. 내가 차별하지 않을 가능성은, 사실 거의 없다.

 

3장. 새는 새장을 보지 못한다 차별을 '선택'하는 사람들

66p람들은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의 가치를 평가한 결과, 사회가 부여한 낙인을 자신 안에 내면화 하고,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고 수치스럽게 여긴다는 것이다. (사회적 정체성)
74p 차별로 인해 이익을 얻은 사람 뿐만이 아니라 불이익을 얻는 사람 역시 질서 정연하게 행동함으로써 스스로 불평등한 구조의 일부가 되어간다. (구조적 차별)

 

2부. 차별은 어떻게 지워지는가

4장.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덤비는 이유 

87p 누군가를 비하하는 유머가 재미있는 이유는 그 대상보다 자신이 우월해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우월성이론)

(흑인 분장, 맹구, 영구, 지금도 MZ오피스에서는 어린 여성의 사회생활을 비하)

 
* 권력 관계를 간과하고 두 집단 사이의 '상호비하'를 같은 무게로 바라보면 오류가 발생함.
(ex. 김치녀와 한남충, 김치녀는 기존 억압을 유지하기 위한 비하성 언어 / 한남충은 기존의 권력에 맞서기 위한 비하성 언어)

5장. 어떤 차별은 공정하다는 생각

*능력주의 : 사회적 지위가 낮은 책임은 최선을 다하지 않은 개인에게 있다는 생각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은 과연 공정한가? 누군가에게는 유리하고 불리하게 편향되어 있지 않나?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긴 쉽지 않음. 그러면 능력주의가 과연 옳은가?"

105p 능력에 관한 부정적 고정관념이 만들어지면 여기에 속하는 사람들은 불이익을 당해도 되는 것처럼 여겨진다.
116p. 우리는 교육을 통해 불공정한 능력주의를 배우고 있는 건 아닌지, 그래서 불합리한 구분을 일삼는 불평등 사회를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새삼 두려워진다.

 

6장. 쫓겨나는 사람들

122p 어떤 외국인 누군가가, 어떤 아동.청소년 누군가가, 어떤 장애인 누군가가 문제가 있었다고, 그 집단 모두에게 연대책임을 지울 수 있을까? (학창시절 단체처벌을 떠올려보자)

 

7장. 내눈에는 안보였으면 좋겠어

139p 거리는 모든 사람의 공간이어야 하지만 모두에게 똑같이 허용된 공간이 아니다. 거리에는 사람과 행동을 규율하는 규칙과 감시체계가 있다.

* 패싱 : 낙인을 피하기 위해 사회가 '정상' 또는 '주류'로 여기는 정체성으로 보이는 전략을 취하는 것 (어빙고프먼)

143p 무수한 차별이 싫다는 감정에서 나오고, 그 감정이 누군가의 기회와 자원을 배제할 수 있는 권력으로 작동한다.

* 너희는 사적 영역에 남아 있어야 하며 공공의 장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로 있으라는 요구 (아고라 입장자격 없음)
 
 

3부. 차별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

8장. 평등은 두려움을 딛고 나온다.

171p 모두에게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다수자와 소수자의 자유는 같지 않다. 밀이 '자유론'에서 지적하듯, 다수자는 소수자의 의견을 거침없이 공격할 수 있다. 반면에 소수자는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표현을 순화하고,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자극을 주지 않도록 극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요구된다.

 

9장. 모두를 위한 평등

185p 우리를 본질적으로 가르는 차이란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사람으로서 보편성을 공유하지만 차이는 실재하고 우리는 그 차이에 대해 이야기해야한다.
189p 우리가 생애에 걸쳐 애쓰고 연마해야 할 내용을 '차별 받지 않기 위한 노력'에서 '차별 하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옮기는 것이다.

 

10장. 차별금지법에 대하여

205p 평등은 우리에게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다. 평등은 인간 조직이 정의의 원칙에 의해 지배를 받는 한,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는 평등하게 태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상호 간에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우리의 결정에 따라 한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평등하게 되는 것이다.

 

<에필로그>

209p 소속되기 위해 '완벽한' 사람이 되려 노력하거나 그런 사람인 척 가장하는 대신, 모두가 있는 그대로 어울리는 사람으로 환영받는 세상을 상상하자고 이야기 하고 싶었다. 최소한 내가 배척 당할까봐 두려워 다른 누군가를 비웃고 놀리고 짓밟는 일이 없도록, 넉넉하게 모두를 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