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JOURNAL/ING _ 100일 글쓰기
[101일째 글쓰기] 기분 좋은 좌절
this_summer (이여름)
2023. 3. 27. 22:18
오늘부터 4일간 아무것도 읽지도 쓰지도 않으려고 했다. 글쓰기에도 인터미션 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때문이다.
아침 출근길에 할 일이 없다는 것이 정말 오랜만이었다. 지난 100일동안 이 시간엔 책을 읽거나 글쓰기 초고를 작성하거나, 늦잠 자느라 못 쓴 모닝페이지를 쓰곤 했다. 하지만 세 가지 다 안하려니 시간도 안가는데다 , 부질 없는 가십거리만 멍하니 쳐다볼 뿐이었다. 퇴근길에도 마찬가지였다. 내일은 책이라도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퇴근 하고와서는 주말새에 벌려 놓은 짐들을 정리했다. 날씨가 따뜻해져서 책상을 거실 쇼파 앞으로 꺼내왔고, 뒤죽박죽이던 선반을 정리하려고 다 꺼냈다. 3월 말까지 우리 집도 새 계절맞이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말동안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건드리지 못했다. 오늘은 거실, 내일은 드레스룸, 모레는 서랍 구석구석을 치우기로 계획했다. 저녁에 몸을 움직이고 나니 읽고 쓰지 않다는 것에 대해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다 하고 이제 자려는데 여전히 무언가 허전하고 아쉬워 이렇게 티스토리를 열고 말았다.
며칠이나 더 갈지 모르겠지만, 100일간 유지해온 이 글쓰기 관성을 잇고 싶다는 생각이 쉬고 싶다는 생각보다 크다. 읽지도 쓰지도 않겠다는 다짐이 무너졌지만 꽤 기분 좋은 좌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