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배가 살살 아팠다. 어떤 것도 수반하지 않는 그냥 복통이었다. 이유 없는 복통은 이따금 찾아와 나를 괴롭힌다. 오후 3시쯤엔 편두통이 심하게 왔다. 더이상 일을 하기 어려울 정도였고, 물을 마시고 숨을 고르게 쉬기에 바빴다. 월요일부터 이게 무슨 일이람. 동기에게 이 아픔을 털어놨다. 성격과 성향이 가장 비슷하여 친하게 지내는 이 동기도 나와 같은 말을 했다. 자신도 오늘따라 머리가 너무 아프고 메스껍다면서 말이다. 상한 것을 먹은 적도 없고, 다른 공간에 있는 우리가 동시에 머리가 아픈 이유가 뭘까 혼자 골똘히 생각했다.
퇴근즈음에서야 어디선가 들어본 ‘계절통’이라는 단어가 머릿 속을 스쳐지나갔다. 복통과 두통, 그리고 평소라면 그냥 넘길 일에 쉽게 짜증이나는 등 감정기복이 널뛰는 이 상태. 겨울에서 봄으로 다가갈 때 겪는 “계절통”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니 내 몸이 좀 감성적이어 보이고 그렇다.
아니 사실 빨리 집에 가서 약 먹고 드러누워 자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감성’으로라도 합리화에 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그래도 오늘의 글쓰기는 성공이다. 나를 속이려 했으나 속이지 못했던 과정을 기록해두었으니. 그리고 계절통이라는 단어를 하나 얻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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