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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LOG/문장 큐레이션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 필사 / 발췌록 / 느낀점

by this_summer (이여름) 2023. 4. 12.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책을 읽으라 권하는 사람, 바로 영화평론가 이동진이다. 1만 7천 권의 책을 가지고 있는 장서가이자 ‘빨간 책방’의 진행자로도 유명한 그가 『이동진 독서법』으로 독서의 기쁨을 전한다. 책을 읽는 방법과 사랑하는 방법, 그리고 「씨네21」의 이다혜 기자와 나눈 대화, 작가가 일평생 읽어온 책 리스트 500권까지 수록하고 있다. 책과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을 사랑하는 이동진 작가만이 들려줄 수 있는 독서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독서에 대한 편견을 깨부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누어 독서법을 소개하고 있다. 1부 ‘생각_그럼에도 불구하고’에서는 이동진 작가가 책을 사랑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책을 선택하는 방법부터 가장 좋아하는 독서 장소, 여러 권의 책을 한 번에 읽는 법 등 작가의 특별한 비법을 소개한다. 2부 ‘대화_읽었고, 읽고, 읽을 것이다’에서는 「씨네21」의 이다혜 기자와 대화를 담고 있다. 이동진 작가 어린 시절 독서 경험 등 진솔한 이야기와 작가로서의 심도 있는 고민을 엿볼 수 있다. 3부 목록_이동진 추천도서 500은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작가가 가려 뽑은 500권 리스트이다. 누구나 큰 어려움 없이 교양과 사색을 위해 읽을 수 있는 책 위주로 독자들에게 뜻깊은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저자
이동진
출판
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17.06.15

2022년 읽고, 2023년 기록합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고독한 경험이지만, 그 고독은 감미롭습니다. ... 게다가 책을 읽을 때 그 고독은 사실 다른 고독과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 자 한 자 책을 쓰는 저자의 고독과 한 줄 한 줄 책을 읽는 독자의 고독 사이. 그 책을 읽는 나의 고독과 그 책을 잃는 너의 고독 사이. 물론 우리는 서로에게 결국 남입니다. 그러나 홀로 된 채 책을 읽고 쓰는 타인들이 느슨하게 서로 연결될 때, 그 끈은 세상의 다른 범주들과 달리 억압하지 않습니다.
책을 사는 것, 서문만 읽는 것, 부분부분만 찾아 읽는 것, 그 모든 것이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정신의 깊이와 부피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래서 영화든 음악이든 책이든 즐기면서 그것으로 자신의 빈 부분을 메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지적허영심일 거예요
​“직접적인 경험보다 간접적인 경험이 더 핵심을 보게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 미국에 갈 수 없기 때문에 미국에 관한 책을 읽는 게 아니라는 거죠. 미국에 직접 가보고도 알 수 없는 것들을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거죠.”

직접적인 경험과 나 사이에는 간격이 너무 좁다. 그 간격에는 내 생각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으니까. 반면 간접적인 경험은 내 생각이라는 거리를 두고 있다. 그 거리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것을 떠올리고, 지나간 것을 기억하며, 다가올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직접 경험하지 못했지만, 그 경험보다도 더 값진 경험을 책을 통해서 할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어제도 했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이유미의 삶 속에서 진짜 내가 정말 있는지 생각했고, 기억 속 저 끝에 있던 사건을 떠올려냈다. 오늘은 이유미 내일은 책 속 다른 누군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은 하루하루가 지루하고 지겨웠던 나에게 또 다른 세계를 열어주는 것과 같다.

 

문학은 오랜 세월 말에 쌓여 있는 수많은 먼지 같은 것을 털어서 그 말의 고유한 의미나 다른 의미를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이렇게 우리의 생각 자체이면서 표현방식이기도 한 언어를 가장 예민하게 다루는 문학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봐요.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 어떤 책들은 지금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욕망하는지, 무엇이 결여되었다고 느끼는지를 직설적으로 보여줍니다.
책을 읽은 후 우리는 그냥 뭉뚱그려진 감정과 생각의 덩어리를 갖고 있을 뿐입니다. 그것을 글이나 말의 형태로 옮기지 않는 한 생각은 제대로 위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입니다.
책을 읽는 목적은 책의 마지막까지 내달려서 그 끝에 있는 무언가를 얻어내는 데 있지 않습니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데 걸리는 시간, 그 과정에 있는 겁니다.
지금은 과잉연결시대라고 하잖아요. 우리가 겪는 문제의 상당 부분은 혼자 있는 시간이 모자라서 생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독서는 혼자 있는 시간의 가장 영화로운 순간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비평을 잘하는 사람들은 줄거리를 자기화하거든요. 줄거리를 재구축하는 방식이 비평으로 들어가는 첫 단계라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줄거리를 말한다는 것은, 전체의 핵심을 보아 낼 줄 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그니까 '책의 함정을 분석해서 공박하겠다' 이런 것은 나중에하고, 독서력의 초기 단계에서는 요약을 한번 해보라는 거죠.
결국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를 남기는데 우리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남길 것인가가 실존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거죠.
​한번 보면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 같고, 실제로 가보면 그래요. 그런데 저는 그게 행복이 아니고 쾌락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저는 쾌락은 일회적이라고, 행복은 반복적이라고 생각해요. (중략)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갑자기 타임머신을 타고 17세기 보르도 지방에 떨어졌다고 생각해보세요. 끔찍할 거라고요. 무엇을 어떡할 것인가. 모든 것을 매 순간마다 결정해야 하잖아요. 우리는 지금 그럴 필요가 없어요.

내가 하던거만 하고 싶은 이유도 이와 같지 않을까. 매순간 고민하고 결정할 필요가 없으니까. 고민하고 생각하고 싶은 것에만 그 시간을 쓰고 싶다. 내가 원하지 않는일을 고민하고 싶지 않고, 내가 노력한다고 되는일이 아닌 것에 감정을 소비하고 싶지 않다. 그러니까 나의 생은 98%의 습관과 2%의 순간이면 충분하다.

 

​쌓는 독서를 게을리하면 '내 것'이 안생기고, 허무는 독서를 안 하면 내 세계가 좁아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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